홍영숙초대전Hong , Young-Sook solo exhibition-丹(단)과 靑(청) 서로를 그리다Dan and Cheong: Drawing Toward Each Other-2026.7.3Fri ~ 7. 22Wed
- 갤러리 내일 (Gallery Naeil)

- 6월 25일
- 3분 분량
최종 수정일: 6월 26일

색으로 펼치는 영적 감응 - 홍영숙의 예술세계
정병모 미술평론가, 한국민화학교 교장, 전 경주대 교수
오랫동안 채색화 운동을 펼치면서, 나는 색을 한국미술의 역사와 문화를 읽는 중요한 관점으로 삼아왔다.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고려불화, 조선불화, 궁중회화, 민화, 무속화에 이르기까지 채색화는 한국회화의 본령으로서 한국인의 삶과 욕망, 신앙과 정서를 담아온 핵심적인 시각 언어였다. 그러나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수묵화 중심의 회화관을 전개하면서 채색화는 점차 주변화되었다. 그런 점에서 색은 단순한 조형 요소가 아니라 한국문화의 기억이자 삶의 감각을 품은 키워드였다.
그러나 홍영숙의 회화 앞에서 색은 역사적 해석이나 문화적 상징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또 다른 차원의 이슈다. 그의 색은 인문학적 맥락에 머물지 않고, 추상회화의 순수한 조형 언어로 작동한다. 색 자체가 생명성을 지니고, 화면 안에서 끊임없이 변주되며, 작가의 내면적 감응을 강렬한 시각 언어로 펼쳐낸다.
홍영숙에게 색은 표현의 본령이자 생명이다. 색은 대상을 묘사하거나 장식하는 보조 수단이 아니다. 형상 안에 스며들기도 하고, 때로는 형상을 밀어내며 화면 전체에 살아 있는 리듬을 만든다. 색은 대상의 외피가 아니라 그 안에서 솟아나는 기운이며, 화면을 움직이게 하는 근원적인 힘이다.
그렇다고 그의 색이 형태와 완전히 분리되어 고립되는 것은 아니다. 홍영숙이 추구하는 것은 색만의 순수성도, 형상의 완전한 해체도 아니다. 오히려 색과 형상이 서로 조응하면서 만들어내는 뜻밖의 아름다움이다. 빨강은 생명의 열기로 번지고, 파랑은 깊은 호흡처럼 스며들며, 노랑은 빛과 기운으로 화면 안에 확산된다. 색은 형상을 단순히 채우는 것이 아니라 형상과 함께 움직이고, 때로는 형상을 넘어 화면 전체를 생명의 장으로 바꾸어 놓는다.
이처럼 자율성을 획득한 색은 홍영숙의 영적 감응을 통해 또 다른 세계로 확장된다. 예술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예술가는 단순히 대상을 똑같이 재현하는 기능인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세계와 교감하는 주술사에 가까웠다. 현대에 와서 그러한 기능은 약화되었지만, 예술가가 여전히 감각 너머의 세계를 다루는 존재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특히 추상미술은 눈에 보이는 대상을 모사하기보다 내면의 감흥, 즉흥적 충동, 우연한 리듬, 무의식의 움직임에 의지할 때가 많다. 홍영숙은 바로 그 지점에서 색의 내면에 잠재한 생명의 기운을 화면 위로 불러낸다. 그가 베푸는 색은 화면 위에 칠해진 물감에 머물지 않는다. 색들은 서로 부딪히고, 번지고, 밀려나고, 솟구치며 생명의 소리와 영적 울림을 만들어낸다. 색은 대상의 속성이 아니라 존재의 방식이 되고, 화면은 그 색들이 살아 움직이는 감응의 공간으로 변한다.
홍영숙의 작품 앞에서 우리는 단순히 색의 유희만을 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색이 살아 움직이는 순간, 색이 생명의 파동으로 번지는 극적인 장면을 경험한다. 그의 색은 이미지를 표현하는 수단이 아니라 세상의 본령을 들여다보는 창이다. 그의 예술세계는 아침 공기처럼 상쾌한 생동감에서부터 트랜스에 가까운 영적 유희에 이르기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홍영숙의 회화는 전통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그의 화면에는 때때로 태극, 민화의 까치호랑이, 용, 책거리와 같은 전통 이미지가 등장한다. 그러나 그는 전통을 고정된 상징으로 반복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과거의 도상을 재현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색의 유희와 생명의 리듬을 펼치기 위한 매개가 된다. 민화와 채색화의 색채 감각 역시 그의 화면에서 과거의 기호로 머물지 않고 현재의 생명으로 되살아난다. 전통은 그의 회화 속에서 박제된 유산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다시 숨 쉬는 감각의 리듬으로 변한다.
마티스를 색의 마술사라 부른다면, 홍영숙은 색의 주술사라 부를 수 있다. 마티스가 색을 대상에서 해방시켜 화면에 기쁨과 율동을 부여했다면, 홍영숙은 색과 형상의 내면에 숨어 있는 생명의 소리와 영적 파동을 화폭 위로 불러낸다. 홍영숙은 색을 통해 생명을 불러내고, 그 생명의 울림을 영적 세계로 확장시킨 작가다. 우리는 홍영숙의 예술세계에서 채색화가 오늘의 회화로 새롭게 확장될 수 있는 또 하나의 가능성을 목격하게 된다.













홍영숙 Hong , Young-Sook
2004 컴퓨터 그래픽&인터렉티브 미디어 석사,프랫 인스티튜드,뉴욕,미국
1996 뉴욕 스튜디오 스쿨 참여,뉴욕,미국
1995 버몬트 스튜디오 센터 참여,버몬트,미국
1993 브룩클린 칼리지 파인 아트 전공(Painting)석사,뉴욕,미국
1990 U.C.L.A파인 아트 전공(Painting)학사,캘리포니아,미국
1985 덕성 여자 대학교 2년 수료,서울,한국
개인전
2026 홍영숙 초대전 <단과 청-서로를 그리다>, 갤러리 내일, 서울
2025 홍영숙 초대전 <보이지 않아도, 여기에>, 갤러리 내일, 서울
2024 홍영숙 초대전 <살어리 살어리랏다>, 갤러리 내일, 서울
제9회 전혁림 미술상, 전혁림 미술관 초대전, 통영, 경상남도
2023 홍영숙 초대전 <쉬멍 놀멍>, 갤러리 내일, 서울
2022 홍영숙 초대전 <해원(解寃) : 그대 안녕하신가요?>, 갤러리 내일, 서울
2021 홍영숙 초대전 <변형 : 물, 불, 바람의 형상 - 내면의 소리>,
아트스페이스 퀄리아, 서울
2018 홍영숙 초대전 < 추상하라>, 대안공간 눈 & 봄 수원
단체전
2019 'Never Ending Story' JSA Gallery,뉴욕,미국
무경계 아트 3년 프로젝트,수원 그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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