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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019.07.16~07.30)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2019 일.구.팔.일.》 전에 출품한 이들은 대체로 4.19 혁명과 5.16 군사 쿠데타를 바로 전후해 태어났고, 광주 민주화운동이 일어났던 이듬해이자 신 군부에 의한 제5공화국 정부가 들어섰던 1981년에 대학에 진학했다. 그들은 그들이 속 한 사회가 서울올림픽에서 OECD 가입으로 이어지며 철부지들의 파티를 즐겼던 시절, 채 끝나지 않았을 각각의 모색에 물음표를 더한 채 그들을 호출하는 사회로 나서야 했 다. 기대와 상실이 동시에 준동했던 시절이었기에, 그런 만큼 정치와 사회의 전 영역에 서 자신의 이익에 영합할 뿐인 뚜쟁이들의 궐기가 넘쳐났던 시대이기도 했기에, 이 전시 에 출품한 스무 명 모두에게 무엇보다 시급하게 부과되었던 과제는 각자의 실존 도상에 서 자신의 본연을 찾는 것이었으리라. 이들은 지금으로부터 36년 전인 1981년, 동일한 시간과 공간에서 자신의 본연과 그 본 연에 걸맞는 일을 찾았노라 믿으면서, 천정이 유난히 높고 한 가운데의 정물 테이블 주 변으로 둔중한 철제 이젤들이 둥근 원형으로 배치되어 있던, 그리 정감어린 곳만은 분명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되는 그런 공간에 함께 있었던 이들이다. 그때의 그들 모두가 지금 이 자리에 함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 가운데 어떤 이들은 끝내 병영에서 돌아오지 못 했거나 치명적 질환과 함께 하는 방식으로, 그들의 길지 않은 연대기에 마침표를 찍기도 했으니까. 그렇더라도 기억과 남아 있는 자들의 기념이 이 자리의 의미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미술대학 입학 이후의 삶이 대체로 그렇듯, 이들 역시도 각각 자신에게 소여된 재능에 의존하면서 출발했을 터다. 그럼에도 저널리스트 암브로스 비어스(Ambrose Bierce)가 20대의 어느 날 ‘자신이 시인이 아니라는 잠정적 결론’에 도달했던 것처럼 상실감을 못이 기는 어느날엔 붓과 팔레트를 바닥에 내팽개치는 일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조금씩 유명한 바이올린 주자 예후디 메뉴인(Yehudi Menuhin)이 바이올린 연주와 그렇게 했던 것처럼 그리기와 사랑에 빠져왔거나, 적어도 한 때 그런 사랑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렇 듯, 자신에게 주어진 실존의 터 위에서 최선을 다해 걷거나 버티고, 다른 길로 갔다 되돌 아오기도 했을 이들 만으로도 이 전시의 의미는 조금도 모자람이 없다. 그것을 넘어서는 것이 지나친 허세가 되고 마는 이 자리에서, 그러므로 잃어버린 시간은 과거가 아니라 미 래 시제여야 더 타당할 것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전의 주인공인 이 사람들은 각기 다른 길을 걸어왔듯, 다 른 길을 걸어 갈 것이다. 그렇더라도 그들 모두는 그들이 되찾아야 하는 시간에 대해 알 고 있다. 그들 중 누군가는 여전히 꽃을 그리고, 누군가는 신화의 페이지들을 넘기고, 누 군가는 이제껏 처럼 정의를 웅변할 것이지만, 더 치열한 꽃이요, 더 먼 태고적 신화요, 더 빛나는 정의여야만 할 것이라는 보이지 않는 다짐이 이 자리의 우선하는 취지일 거라는 사실 말이다. 인생의 모든 것들이 오직 그것 하나를 위한 연습이어도 좋은, 그런 최종적인 창작의 결 실, 생의 걸작, 마르셀 푸르스트(Marcel Proust)의 표현을 빌자면 그것이 아니고선 결코 볼 수 없을 인생의 내면을 이윽고 보게 만드는 탁월한 ‘광학기계’의 탄생을 염원하는 그 여정이 이들을 지금 이 순간 변함없는 동지로 만드는 가장 유력한 근거가 되고 있다. ─ 심상용 (미술사학 박사/미술평론)





구은영 권여현 김덕용 김선엽 김은정

김정숙 김혜림 류승환 마성원 박덕실

배석빈 서효숙 유호종 윤동천 이강화

이인애 장승원 전성규 함미애 허 진





남은자, 24x24inch, 아크릴 페인트, 2018, 구은영


Rhizome book forest, 73x61cm, Oil on canvas, 2019, 권여현




달을 품다, 42x42cm, 나무에 단청기법, 2018, 김덕용



고기잡이 배, 72.7x53cm, 먹, 혼합재료, 2016, 김선엽


바람의 초대, 91x65cm, Oil on linen, 김은정



자화상 2019, 63x57.5cm, 한지에 수묵, 2019, 김정숙



바라기를, 56x77cm, Soft pastels, 2019, 김혜림



삶의 놀이, 32x56cm, 종이 위 잉크펜, 2005, 류승환



Blue Night series, 60x80cm x3, Photography, 마성원



잘츠부르크의 인상, 73x61cm, Oil on Canvas, 2019, 박덕실



Diana, 91x73cm, 캔버스에 유채, 2017, 배석빈



Deep insight on life, 60x60cm, Acrylic on canvas, 2019, 서효숙



Figure, 73x61cm, Mixed Media, 2019, 유호종



낙서, 50x66cm, 종이에 혼합재료, 2016, 윤동천



축제, 90.9x72.7cm, Mixed media, 2019, 이강화



나무이야기(The story of trees. 2018), 47.5x55cm, 한지, 카슈, 안료, 먹, 2018, 이인애



Blessing, 91x65cm, Water color on paper, 장승원



Hidden Passage1606-Organic Maze 2, 53x45.5cm, Acrylic on canvas, 2016, 전성규



주일, 40x40cm x7, 가변크기 설치, 삼베위에 혼합재료(양면회화), 2019, 함미애



유목동물+인간-문명 2018-4, 145x112cm, 한지에 수묵채색 및 아크릴, 2018, 허 진





▷ 구은영

Métaphôret - 나의 그림세계는 은유로 가득 차있고, 꿈과 무의식을 여행한다. 숲은 내가 길을 잃고 헤매고 싶은 초현실의 세계이고, 그안의 모든 오브제는 이들의 친구들이다. 바람이 보이는가. 초대된 나는 -


▷ 권여현

메두사를 통해 개인의 감각과 의지, 생명을 석화(石化)시키지 말 것을 경고하고 예술가로서 항상 깨어 있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오이디푸스는 눈을 뜨고도 자기 어머니인지 모른 채 이오카스테와 결혼했다. 운명의 장난으로 인한 비극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행동을 벌하기 위해 스스로 눈을 찌른다. 보지 못하는 알레고리는 역시 오르페우스와 유리디케의 경우도 같다. "눈뜨기 이전 상태로 자신을 돌려버리는 오이디푸스의 결단은 소멸을 통한 재탄생이다. 그림 속 눈먼 자의 숲은 인간성과 예술의 본질을 되찾는 곳"이다. 그림 속 사람들의 눈을 가린 베일 역시 본질로 돌아가는 수단이다. 그리스 신화 속 법과 정의의 여신 페미다는 인종과 계급,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평등한 판결을 하기 위해 헝겊으로 눈을 가렸다. 

"베일을 쓰면 예민해진 감각과 어둠의 사유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다"라며 "남성중심주의를 지탱하는 시각을 비판한 프랑스 페미니스트 뤼스 이리가레 이론도 반영한다.


▷ 김선엽

초중학교 시절 방학 때면 시골에 놀러 갔는데 고모 댁이 있던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에서 향어 가물치 메기 등 새벽에 밤새 쳐놓은 그물에 걸린 물고기를 잡던 추억입니다!


▷ 김정숙

날고 싶었지만, 구속과 제약으로 날 수 없었다.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날고자 하는 마음조차 내려놓았더니 진리의 소리가 들렸고, 마침내 자유로워졌다.


▷ 류승환

나에게 드로잉은 놀이다. 배설이다, 언어다, 생각이다, 상상이다, 삶의 지도이기도 하다. 인생이라는 꿈에서 마음의 법을 찾는다.


▷ 마성원

깊은 밤 푸른 색조에 쌓여있는 목련은 현실적이지 않은 몽환적인 느낌으로 시간을 초월한 또 다른 세계로 안내한다.


▷ 박덕실

평안하고 밝고 따뜻한 것을 통해, 아름다운 것을 통해 회복이 일어난다. 내면이 회복된 사람은 희망과 용기, 믿음을 가질 것이다. 나의 그림을 보는 관객이 친근감이 생기며 공감이 일어나서 내면의 회복이 일어나길 기대한다!


▷ 서효숙

작가는 꽃, 나무 등의 자연물을 작품의 주요 소재로 삼고 빛을 더해 생명력이 가득한 공간을 그려내고자 한다. 빛에 의해 확인될 수 있는 존재로서의 식물들을 단순히 재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생명력의 내면을 심상화하고자 한다.


▷ 윤동천

이 그림은 벽의 낙서를 그대로 옮겨 그린 것이다. 우리 주변은 이처럼 풍부한 조형요소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보고자 하는 사람에게만 다가온다.


▷ 이인애

나는 '나무 이야기'를 그린다. 서 있고, 앉아있고, 누워있는… 나무를 그린다. 나무를 스쳐 가는 바람결의 느낌까지 그리고 싶다.


▷ 장승원

하나님의 축복이 따스한 봄날 숲속의 나무와 꽃. 교회 위에 빛으로 임하여 기쁨과 평화가 넘쳐납니다.


▷ 전성규

생명체의 유기적 시스템을 통해 생명성의 본질을 구현하고자 한다. 이는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 및 양자역학이나 초끈이론과도 일맥상통하는 이미지로 나타난다. 여기서 생명 에너지의 운반통로가 부각되는데 이는 뭉침과 흩어짐에 유연한 주름진 유기적 통로로 시각화 되기도 하고, 입자와 파동을 오가는 인간 생명의 상징체로서 옷의 이미지가 영적 통로로 중첩되기도 한다.


▷ 함미애

삼베천 위에 그려진 일상의 형상이 창으로 들어온 빛 안에서 이미지를 넘어 안료로 남겨진다. 이것은 새로운 시각의 결과로 형상의 본질을 보게 한다. 반복되는 시간 일곱 날 중ㅡ 주의 날 ㅡ빛의 날을 통해 삶이 정화됨을 은유하는 양면설치회화이다.


▷ 허진

유목 동물+인간-문명시리즈는 과학 문명숭배에서 비롯된 폐해를 치유하고자 하는 환경친화적 생태론을 기반으로 하여 형상화한 연작들이다. 유목 동물을 자유롭고 복잡하게 배치하는, 여러 이미지의 나열은 자연과의 상생과 조화를 강조하는 작가의 소망과 열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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